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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파정 서울미술관 '김상유: 쉽게 닳지 않는 사람' 관람 후기

solaryeon 2026. 5. 11. 18:57

바쁜 일상 속에서 '나'라는 사람이 조금씩 깎여나가는 기분이 들 때가 있죠. 그런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전시, 서울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김상유 작가의 <쉽게 닳지 않는 사람>에 다녀왔습니다.

전시를 보고 나와 부암동의 공기를 마시며 석파정을 거니는 시간까지, 완벽했던 힐링의 기록을 남겨봅니다.

 

쉽게 닳지 않는 사람 전시를 보고 난, 한줄 평

 

시작하기 늦은 시간은 없다.  미술 비전공자가 개척한 새로운 세계

 

 

쉽게 닳지 않는 사람 : 김상유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

석파정 서울미술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231

 

  • 운영 시간: 수~일 10:00~18:00 (입장 마감 17:00), 월/화 휴관
  • 통합 입장료: 성인 20,000원 (석파정+미술관 전시)
  • 주차: 평일 2시간/주말 1시간 30분 무료 (이후 10분당 1,000원)

 

🎨 미술 비전공자가 개척한 '한국 최초의 동판화'

 

 

 

 

김상유 작가는 조금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미술을 전공한 분이 아니라, 철학을 공부하다가 뒤늦게 독학으로 미술의 길에 들어섰다고 해요. 그래서일까요? 그의 작품에서는 정형화된 기교보다는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려 했던 고뇌와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한국 현대 판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그의 작품 세계는 '동판화'라는 낯선 장르를 우리에게 선물해 주었습니다.

🕯️ 삶과 죽음, 그 사이의 평안함을 그리다

자세히 보면 네모난 하얀 관안에 사람이 누워 있다. 점점 흐려지는 사람의 형체

 

 

전통 문양을 판화로 새긴 작품
하늘, 궁과 주변 환경을 동판화로 제작

 

작품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저는 이번 전시를 보면서 작가가 우리에게 '평안한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삶과 죽음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늘 우리 곁에 공존하는 것이기에, 그 흐름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평안함을 유지하며 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는 메시지 같았어요. 작가의 절제된 선과 여백이 그 '행복의 무게'를 담담하게 지탱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정적 - 작품의 묘미는 한줄로 앉아있는 명상하는 작가의 모습

 

 

유화 작품들 역시 판화 못지않게 깊이감이 있습니다. 캔버스 위에 켜켜이 쌓인 질감들은 그가 미술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험했던 흔적들로 보였어요. 특히 산속에 홀로 놓인 집이나 정적인 풍경을 담은 작품들 앞에 서면, 세상의 소음이 차단되는 듯한 기분 좋은 정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풍경

 

무제

 

마음의 집

 

🌿 전시의 완성, 석파정에서의 힐링 시간

서울미술관 전시의 가장 큰 매력은 전시 티켓 한 장으로 '석파정'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이죠. 전시장 안에서 김상유 작가의 내면 세계를 탐험했다면, 밖으로 나와서는 자연의 품에서 그 감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IMAGE_9] '20260422_115742.jpg' - 석파정의 평화로운 풍경

 

 

작가의 작품에서도 보였던 석상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석파정을 한 바퀴 돌아보니, "쉽게 닳지 않는 사람"이라는 전시 제목이 다시금 떠오르더군요. 자연도, 예술도, 그리고 우리 삶도 쉽게 닳아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결을 유지하며 존재한다는 것. 전시와 산책이 어우러져 완벽한 '쉼'표가 되어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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